주식 투자, 수익보다 ‘이 종목’ 피하는 게 먼저인 이유

영양제 수십 알을 챙겨 먹는 것보다 담배 한 갑을 끊는 게 건강에 훨씬 직빵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몸에 좋은 걸 찾기 전에 몸에 나쁜 걸 안 하는 게 먼저니까요. 주식 투자도 이와 완벽하게 똑같더라고요. 시장에 들어오면 다들 텐배거(10배 오를 주식)나 폭발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줄 ‘최고의 종목’을 찾는 데 혈안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계좌를 깨먹으며 배운 진리는 하나입니다. 크게 먹을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내 돈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 폭탄을 피하는 게 백 번 천 번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고르고 계신가요? 혹시 피해야 할 종목에 내 피 같은 돈을 밀어 넣고 있지는 않은지 같이 점검해 봤으면 합니다.

정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찌라시의 유혹

진짜 돈이 되는 고급 정보는 우리 같은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귀에 절대 공짜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정보 매매의 끝은 결국 누군가의 물량을 받아주는 설거지로 끝납니다.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저도 지인에게 이른바 ‘확실한 정보’라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모 대기업과 비밀리에 공급 계약을 맺는다는 이야기였죠. 재무제표는 엉망이었지만, 그럴싸한 소설에 홀려 2021년 4월경에 덜컥 1,500만 원을 매수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일주일 만에 거래량 없이 점하한가를 맞고, 두 달 뒤 결국 거래정지가 되었습니다. 손실률은 -80%에 달했죠.

우리는 인터넷 카페나 단톡방에서 도는 정보들이 대단한 비급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까요? 정말 확실하게 수백 퍼센트 수익이 보장된 정보라면, 그걸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뿌릴까요? 자기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라도 혼자 조용히 사 모으는 게 정상입니다. 시장에 떠도는 정보는 세력이 물량을 떠넘기기 위해 흩뿌리는 미끼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기업의 가치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오로지 찌라시와 카더라에 의존해 급등하는 종목은 무조건 피해야 할 1순위입니다.

정치 테마주, 불나방의 끝은 항상 똑같다

선거철만 되면 유력 정치인과 성씨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급등하는 테마주는 주식 시장의 가장 기형적인 도박판입니다. 여기에 발을 들이면 정상적인 투자 감각이 망가집니다.

어김없이 대선이나 총선 시즌이 다가오면 시장은 요동을 칩니다. 특정 정치인과 대학교 동문이라거나, 심지어 종친회 소속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죠. 이런 뉴스를 보면 “나도 저 흐름에 잠깐 타서 10%만 먹고 나와야지”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솔직히 저도 그런 생각으로 접근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테마주는 상승할 때도 무섭지만, 하락할 때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대선 후보의 말 한마디, 지지율 변동 1~2%에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 게 일상입니다. 기업이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미래 사업 계획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죠. 안전하게 고점에서 팔고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은 대부분 오만으로 끝납니다. 타이밍을 조금만 늦춰도 하한가에 갇혀 팔지도 못하고 깡통을 차게 됩니다. 이런 종목에서 운 좋게 한두 번 수익을 내더라도, 결국 그 짜릿함에 중독되어 더 큰 돈을 베팅하다가 한 방에 무너지는 것이 테마주 매매의 정해진 결말입니다.

재무제표에서 반드시 걸러야 할 빨간불

만년 적자이면서 잦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를 남발하는 기업은 주주들의 피를 빨아먹고 연명하는 좀비 기업입니다. 이런 주식은 차트가 아무리 예뻐도 쳐다보지 마세요.

많은 분들이 재무제표 보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아예 무시하곤 합니다. 하지만 회계사가 될 게 아니라면 복잡한 숫자를 다 볼 필요는 없습니다. 최소한 ‘이 회사가 당장 망할 회사는 아닌가’ 정도만 체크하면 됩니다. 제가 종목을 걸러낼 때 반드시 확인하는 조건은 딱 세 가지입니다.

  •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적자인가?
  •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수시로 하는가?
  •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공시가 잦은가?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자주 해당한다면, 그 기업은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주식을 찍어내서 주주들의 돈으로 연명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차트상 바닥처럼 보이고 뭔가 큰 반등이 나올 것 같은 기미가 보여도 과감하게 버리셔야 합니다. 주식 투자의 기본은 기업이 번 돈을 주주와 나누는 것인데, 애초에 돈을 못 버는 기업에 내 자산을 맡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

단기 투자나 테마주 매매는 무조건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이건 본인의 트레이딩 실력과 자금 관리 능력에 달린 문제라서 무조건 안 된다고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전업 투자자로서 하루 종일 호가창을 보며 기계적으로 손절을 할 수 있는 극소수의 고수라면 테마주도 훌륭한 수익원이 될 수 있죠. 하지만 본업이 따로 있고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이런 변동성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 것이 계좌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기업이 적자여도 미래 성장성이 크면 투자해도 되지 않나요?

인터넷에 도는 그런 말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이나 초창기 플랫폼 기업처럼 업종의 특성상 초기 적자가 불가피한 경우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미래 성장성’이라는 것을 우리 같은 일반인이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매출 자체가 아예 없거나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는데 장밋빛 미래만 그리는 기업이라면, 그 성장성이 현실화되기 전에 상장폐지될 위험이 훨씬 큽니다.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을 거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뭔가요?

가장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필터링은 ‘내가 이 회사가 뭘 해서 돈을 버는지 1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겁니다. 사업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이해가 안 가거나, 테마로 엮인 이유가 억지스럽게 느껴진다면 일단 매수 버튼에서 손을 떼는 게 좋습니다. 상장된 2천 개가 넘는 종목 중에서 굳이 찝찝함이 남는 종목을 고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주식 투자는 덧셈이 아니라 뺄셈이다

결국 주식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는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보다 ‘무엇을 사지 말아야 할까’를 명확히 아는 사람들입니다. 좋아 보이는 종목을 무작정 장바구니에 담는 덧셈의 투자가 아니라, 내 기준에 미달하고 치명적인 리스크가 있는 종목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뺄셈의 투자를 해야 합니다. 화려하게 급등하는 종목을 보며 나만 소외되는 것 같은 포모(FOMO)를 견디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썩은 동아줄을 잡고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단단한 땅을 밟고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다음 매수 클릭은 부디 조급함이 아닌 철저한 의심을 거친 결과물이기를 바랍니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과 학습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로 인한 손실과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투자를 결정하시기 전 반드시 본인만의 철저한 분석과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